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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악의 교전

멀티서퍼 2017. 9. 15. 19:29

사이코패스 영화 소개 ①


의 교전




나는 한때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에 완전 심취해있던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강렬함과 심오함이 날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영화는 좋아하지 않았다.

일본은 만화(애니메이션)를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난 아무리 좋아했던 애니도 영화나 드라마로 나오면 보지 않았다.

이유는 일본 애니에서 느낀 독특한 강렬함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너무 어색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봐라. 만화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비현실적이고, 상상력이 많이 동원된 스토리와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과한 캐릭터를 영화나 드라마로 옮길 때 발생하는 그 이상한 오글거림을... 굳이 돈 주고 보고 싶지 않다. 물론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만화(애니)도 있지만, 일본엔 독특한 만화가 더 많고, 흔히 그런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물론 '악의 교전'은 만화가 아닌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 경우지만-

여하튼 난 '악의 교전'을 개봉 당시에는 보지 않았다. 얼마 전에 어떤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길래 시간 때우기로 봤다.

본 영화는 한 소시어패스(사이코패스 일종)의 살인극을 그린 영화다.

이건 여담이지만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사이코패스가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 강호순이나 유형철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유명한 사이코패스 살인범이 꽤 많다.

웃긴 건 그런 사이코패스 살인범 중 사형을 받지 않은 살인범들은 자신의 범죄 행각을 책으로 저술해 출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책들이 불티나게 잘 팔린다고 한다.

그만큼 일본에서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관심이 지나칠 정도로 많다.

단편적인 예로 프랑스 파리에서 네덜란드 여자를 죽인 후 인육을 먹었던 일본 유학생 사가와잇세이는 14개월 후 추방되어 고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살인에 관한 책을 집필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는 연예인처럼 방송에도 출현하고, 광고도 찍으며 어느 순간 유명인사가 되었다. 

이처럼 일본에선 사이코패스(소시어패스 포함)에 대한 관심이 넘치기 때문에 이에 관련된 책이나 영화, 만화, 드라마가 넘쳐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대부분의 일본 사이코패스 영화나 드라마는 그들의 잔혹함에만 포인트를 맞출 뿐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원인에 대해서는 보여주지 않는다. (일본은 선천적인 사이코패스가 많은 모양이다.)

악의 교전도 그런 분류 중 하나다.

주인공 하스미가 왜 사이코패스(소시어패스 포함)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냥 영화는 이유도 말하지 않고, 청소년기에 그가 부모를 살인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몇 년 후 그가 고등학교 영어선생이 되어 나온다.

이 영화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해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그냥 한 영악한 사이코패스의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살인 행각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음악 선택 때문인 것 같다.

이 영화에서는 Mack the knife 란 곡이 주로 나오는데, 이 곡을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눠 나온다.

첫 번째 버전은 영화 초반에 늙은 여가수가 부르는 모리타트 가 나오고, 후반에 나오는 Mack the knife는 재즈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 흥겨운 버전이다.

후반에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살인하는 장면에 흥겹게 흐르는 Mack the knife 노래는 기이하면서도 너무 절묘하게 잘 어울려서 소름이 끼쳤다. 

이 영화에 Mack the knife 란 노래가 없었다면 난 절대 이 영화의 리뷰 따위는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는 배경음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다.



이 노래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영화를 살린 Mack the knife 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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