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영화와 드라마

페어웰, 마이퀸

멀티서퍼 2017. 5. 30. 21:55


  ‘페어웰, 마이퀸’ 

사실 이 영화를 본 지는 한참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리뷰를 쓴 것도 지금으로부터 4년 전입니다.

하지만 이제야 이글을 웹에 올려보네요^^

이유는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당시 이 영화는 상업영화가 아니라서 아주 작은 상영관에서만 상영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유독 시대 영화를 좋아해서 작은 상영관을 찾아가서 봤던 기억이납니다. 

영화 배경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시대로 너무 흔하게 많이 다루어진 마리 앙투아네트가 나오는 영화였습니다.

내용은 여왕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하녀 시도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하녀는 심리학적으로 말하자면 자존감이 굉장히 낮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신보다 낮은 신분의 사람 앞에서는 콧대를 높이 세우고,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향해서는 무한적으로 엎드리는 사람이죠. 영화에서는 시도니가 마리 앙투아네트의 작은 선심에도 크게 감동하여 여왕을 추앙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왕이 있던 시대에 하녀라면 흔한 모습이려니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재밌는 점은 배경이 프랑스 시민혁명이 일어나던 시기라는 겁니다.

역사를 대충이라도 아신다면 이 시기가 바로 백성이 국민이나 시민으로 변천하는 과도기라는 걸 아실 겁니다.

그래서 영화는 백성에서 국민(시민)으로 성장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시드니의 동료 하녀들이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녀들은 하녀라는 지위를 그냥 직업이라 생각하고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뒷담화나 비난도 자유롭게 행하며 본인들의 인생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시도니만 본인의 인생도 없이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녀 인생의 모든 것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인생도 없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림자처럼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던 그녀는 결국 마리 앙투아네트에 의해 죽음으로 몰리게 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시도니를 죽음으로 몰면서도 조금의 미안함이나 죄책감도 느끼지 않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녀의 목숨을 대단치 않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일개 하녀인 시도니는 당연히 자신을 위해 목숨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히 그럴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그림자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왕비는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 가브리엘을 도망시키기 위해 시도니에게 미끼가 되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시도니는 그녀의 명령에 따릅니다.

결국 백성에서 국민으로 발전한 프랑스인들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처형하고 나라의 주인이 되지만 자존감이 낮아 왕비를 한 없이 떠받치던 하녀 시도니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왕비에 의해 그 시대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시도니가 여왕의 명령에 따라 가브리엘을 위해 자신이 가브리엘의 복장을 하고, 가브리엘과 같이 마차를 타고 달리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쯤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동료들이 그렇게 물어봐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합니다.

아주 건조한 어투로 그녀는 자신의 초라한 출생을 말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를 보는 기준에 따라 감상도 달라지겠지만, 내가 본 이 영화는 자존감 낮은 한 하녀의 이야기면서 동시에 주체성 없는 백성이 사라지고 국민만이 살아남는 모습을 담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왕이 존재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때문에 그를 무조건 복종하는 백성의 모습이 자연스러울 수도 있지만, 21세기 왕이 사라진 요즘 같은 시대에도 우리 주변엔 시도니 같이 백성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 없이 누군가를 주인처럼 모시고 사는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p.s 물론 영화는 보는 이의 기준에 따라 감상평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르니까요^^

'영화와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풍이 지나가고 (원제 : 海よりもまだ深く)  (0) 2020.08.05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0) 2020.06.22
보헤미안 랩소디  (0) 2018.11.18
마더(mother)  (0) 2018.01.02
악의 교전  (0) 2017.09.15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