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서먹서먹하네요^^;

코로나19로 심신이 피폐해진 요즘, 사회적거리때문에 연애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집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기위해 10년전에 나온 로맨스코미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초반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여자들의 흔한 착각과 어처구니 없는 위로, 자기 합리화를 보며, 혼자 키득키득 많이 웃었습니다.   
사실 난 영화에 나온 여자들과 반대로 이상하게 유독 사랑이나 연애에 관해서만 신중해져서 연애를 잘 못하는 성격이거든요.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절대 연애에 불이 안 붙습니다. 아- 이 돌덩이같은 성격 빨리 고쳐야하는데...)
나처럼 연애나 사랑 앞에서 극도로 신중해지는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가능한 하루라도 빨리 보세요.(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당신의 연애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나 역시 이 영화를 이제야 본 것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이미 10년 전에 나온 영화인데, 그때 봤다면 최소한 10년간의 내 연애 경험이 좀 더 화려해지거나, 혹은 더 나은 연애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ㅜㅅㅜ
이 영화를 보고서야 내가 왜 연애를 잘 못하는 지 알게 되었죠. (아마 연애를 못하는 대부분이 이 영화를 보면 자신의 문제점이 뭔지 발견하게 될 겁니다.)

아,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요.
이제 영화 얘기할께요.

영화 속에는 다양한 연애를 하는 여자들이 나옵니다. 
유부남과 엮인 안나, 결혼을 거부하는 남자와 7년째 동거하는 베스, 매번 혼자 김칫국을 원샷으로 들이키는 연애 애송이 지지 등등.
이 중 연애 초보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커플은 아마 '알렉스'와 '지지' 일 겁니다.
지지는 연애에 목 마른 여자지요.  
그리고 나름 어떻게든 불을 지피고자 애를 쓰며 삽니다.
사실 실제상황에서 지지 같은 여자는 연애를 못할 수가 없어요.
이 정도 열정이면 누가 하나 걸려서 빨리 연애를 시작할 수 있죠.
그와 반대로 알렉스는 매번 헛다리 짚는 지지에게 연애고수처럼 상담을 해주지만 정작 본인의 감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알렉스를 보면서 내가 왜 연애를 못하는 지 깨달았습니다. (저도 남의 연애 상담만 잘하거든요ㅜ.ㅜ) 
내가 보기에는 한국인들 중에는 알렉스 같은 성격이 많을 것 같습니다.(사랑에 소극적이고, 신중한 타입) 
이성과 적당한 거리를 두며, 절대 먼저 저돌적으로 나가지 않은 캐릭터. 
상대가 미친듯이(적극적으로) 돌격해야만 연애를 시작할 수 있는 이런 캐릭터(나 포함)들이 연애하기가 힘들죠.
영화 속 알렉스는 연락하지 않은 상대에게 애가 타는 지지를 보며 조언합니다.
남자가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은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고. (사실 맞은 조언이죠. 대체로 그러니까.)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알렉스는 지지의 연애 상담사가 되었고, 지지는 어느 순간 자신의 전화를 친절하게 받아주는 알렉스가 자신에게 그린라이트를 보내는 거라 생각하고, 먼저 알렉스에게 키스하는 적극성을 보입니다.
이에 알렉스는 그녀를 밀치며, 내가 너에게 언제 신호를 보냈냐며 발뺌합니다.
그런 알렉스의 태도에 상처 받은 지지는  '넌 상처받거나 웃음거리가 되진 않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사랑에 빠질 수 없어.' 라며 돌직구를 던지고, 돌아갑니다.
이 말은 나에게도 비수처럼 꽂혔습니다. 
너무나 맞는 말이기 때문이죠. 남에게 웃음거리가 될까 두려워하는 사람은 사랑에 빠질 수가 없죠.

(하하- 이런 주옥같은 말은 어디 잘 보이는 곳에 새겨두세요. 제 경험 상 이 말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여하튼 그 후 지지는 알렉스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알렉스는 계속 지지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결국 그는 지지를 찾아가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고, 둘은 커플이 됩니다.
뭐, 흔한 연애 이야기인데도, 지지의 '그렇게 해서는 사랑에 빠질 수 없어'라는 말은 꽤 여운이 남습니다.
또 다른 커플 얘기를 하자면 결혼을 거부하는 남자와 7년째 동거하는 베스 얘기입니다.
7년째 동거하는 남자 닐은 결혼 생각이 없답니다. 이쯤되면 통상적으로 '그 남자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생각하죠.

미안하지만,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여기 훼방꾼 하나 추가요!)  
이런 상황에서 베스의 여동생이 결혼을 합니다.
동생의 결혼식날 그녀는 자신을 불쌍하다는 듯 보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착찹한데,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아버지마저 쓰러져 병간호를 하게 됩니다. (진짜 우울한 상황이죠^^;) 
아버지 병간호에 바쁜 그녀와 달리, 동생들의 남편(제부)들은 손하나 까닥하지 않고, TV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때, 그녀의 동거남 닐은 설거지를 해놓고, 아버지가 드실 식사도 사다 놓는 성의를 보입니다.
결국 그녀는 닐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죠.
이 부분은 정말 찡했어요. 
우리는 얼마나 많은 편견에 사로잡혀 사는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두 사람은 다시 동거를 하게되고, 닐은 여전히 결혼하자는 말은 안하지만, 그녀에게 반지를 선물합니다.
근데 미국이니까 이게 해피엔딩이지,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왜 사랑하는데, 결혼을 안하냐고 계속 그 문제로 싸우게 될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을 사랑의 결말이라고 생각하니까-
아무튼 사랑이나 연애가 서툰 사람이라면 보면 좋을 사랑의 참고서 같은 영화였습니다.
아- 졸려서 이만... 자야겠다... 제 취침시간이 이미 지났네요...

'영화와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어의 정원  (0) 2020.08.09
태풍이 지나가고 (원제 : 海よりもまだ深く)  (0) 2020.08.05
보헤미안 랩소디  (0) 2018.11.18
마더(mother)  (0) 2018.01.02
악의 교전  (0) 2017.09.15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